🔪 미궁의 살인자: 130년 전 런던의 악몽, ‘잭 더 리퍼’의 유력 용의자 5인

[본 글은 1888년 영국 런던 이스트엔드에서 발생한 ‘잭 더 리퍼(Jack the Ripper)’ 연쇄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희대의 살인마가 남긴 미스터리와 오늘날까지도 논쟁이 되는 유력 용의자들을 집중 조명한 역사 추리 기사 형식입니다.]

---

1부. 1888년 런던, 화이트채플의 공포

1888년 여름과 가을, 영국 런던의 빈민가인 화이트채플(Whitechapel) 지역은 전례 없는 공포에 휩싸였다. 한 살인마가 거리의 여성들(주로 매춘부)을 상대로 극도로 잔혹한 연쇄 살인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이 살인마는 스스로를 **’잭 더 리퍼(Jack the Ripper, 배를 가르는 살인마)’**라고 칭하며 경찰과 언론을 조롱했다.

경찰은 총 11건의 살인 사건 중 **’캐노니컬 파이브(Canonical Five)’**라고 불리는 다섯 건의 사건을 잭 더 리퍼의 소행으로 공식 인정했다.

• 매리 앤 니콜스(Mary Ann Nichols)
• 애니 채프먼(Annie Chapman)
• 엘리자베스 스트라이드(Elizabeth Stride)
• 캐서린 에도스(Catherine Eddowes)
• 매리 제인 켈리(Mary Jane Kelly)

범행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았다.

• 잔혹한 수법: 피해자들은 모두 목이 베였으며, 복부가 칼로 난자당하고 내장 일부가 적출되는 등 극도의 해부학적 지식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훼손을 당했다.
• 빠른 범행 시간: 복잡한 훼손에도 불구하고 범행은 매우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어, 범인이 대담하고 숙련된 인물이었음을 시사했다.

2부. 경찰을 조롱한 편지와 ‘지옥으로부터’의 메시지

잭 더 리퍼 사건이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미제 사건이 된 주요 요인은 바로 범인이 경찰에게 직접 보낸 수많은 편지였다.

가장 유명한 편지는 ‘디어 보스(Dear Boss)’ 편지와 ‘지옥으로부터(From Hell)’ 편지였다.

• ‘디어 보스’ 편지: 이 편지에서 범인은 **”나는 배를 가르는 살인마(Jack the Ripper)라고 불리는 것을 좋아한다”**며 스스로에게 이름을 붙였고, 자신의 범행 수법을 조롱하듯 예고했다.
• ‘지옥으로부터’ 편지: 이 편지는 피해자 중 한 명인 캐서린 에도스의 시신 옆에서 발견된 **인체 장기 일부(신장)**와 함께 배달되었다는 소문이 돌아 공포를 극대화했다.

편지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았으나, 당시 런던 경찰은 범인이 보낸 편지를 조롱당할까 두려워 공개적으로 인정하거나 적극적으로 수사에 활용하지 못했다. 이러한 소극적인 대응은 범인의 활동 기간을 늘리고 그를 영원한 미궁에 숨기는 결과를 낳았다.

3부. 130년을 이어온 논쟁: 유력 용의자 5인

잭 더 리퍼의 정체는 130년이 지난 지금도 풀리지 않은 채, 역사학자, 프로파일러, 그리고 아마추어 탐정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논쟁되고 있다. 수십 명의 용의자 중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5명은 다음과 같다.

용의자	직업 및 특이점	혐의가 제기된 이유
1. 아론 코스민스키	폴란드계 이발사 (정신질환자)	2014년 DNA 재분석 결과, 현장에서 발견된 숄의 DNA와 일치한다는 주장이 제기됨. (단, 숄의 출처와 오염 가능성으로 논란 중)
2. 프린스 앨버트 빅터	영국 왕자 (빅토리아 여왕의 손자)	정신적으로 불안정했으며, 왕실에서 매춘부와의 관계를 숨기려 했다는 음모론에 기반. (현재는 증거 부족으로 거의 배제됨)
3. 몬터규 존 드루잇	변호사 및 외과 보조	범행이 갑자기 중단된 시점과 그의 사망 시점이 일치. 해부학적 지식이 있는 상류층이라는 점이 수법과 일치.
4. 월터 시커트	유명 화가	잭 더 리퍼 사건을 소재로 한 그림을 많이 남겼으며, 범행 직후 영국을 떠나는 등 수상한 행적이 포착됨.
5. 조지 채프먼	이발사 및 독극물 연쇄살인범	화이트채플에 거주했으며, 훗날 3명의 아내를 독살한 것이 밝혀짐. 경찰 중 일부는 그를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했으나 증거는 불충분.

4부. 시대를 초월한 악몽의 기록

잭 더 리퍼 사건은 단순히 희대의 살인 사건을 넘어, 19세기 런던의 계급 갈등, 가난, 경찰 수사 시스템의 미흡함 등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 사건이 현재까지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증거의 부재: 당시의 미흡한 법의학 및 수사 기술(DNA 기술 부재)로 인해 현장 증거를 제대로 보존하지 못했다.
• 사회적 혼란: 범인이 경찰과 언론을 효과적으로 조롱하고 농락하면서, 대중의 공포심이 수사를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130년 전, 런던의 안개 속을 유유히 사라진 잭 더 리퍼. 그는 수많은 가설과 추측만 남긴 채, ‘잡히지 않은 악(惡)’의 영원한 상징으로 역사 속에 군림하고 있다. 그의 진짜 정체는 역사적 기록 속에 묻혀 영원히 밝혀지지 않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