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1872년 대서양에서 발견된 ‘메리 셀러스트호(Mary Celeste)’ 사건을 바탕으로, 역사상 가장 유명한 유령선의 미스터리와 사라진 선원들의 행방에 대한 가설들을 심층 분석한 탐사 추리 기사 형식입니다.]
1부. 1872년 12월 5일, 대서양의 고독한 항해

1872년 12월 5일, 포르투갈과 아조레스 제도 사이의 대서양 망망대해를 항해하던 캐나다 국적의 브리간틴(Brigantine)선 ‘데 그라티아(Dei Gratia)’호의 선원들은 멀리서 홀로 표류하는 선박 한 척을 발견했다. 깃발이 이상하게 내려져 있고, 항해가 불안정해 보였다.
데 그라티아호의 선장 모어하우스는 이 배가 미국 상선 ‘메리 셀러스트(Mary Celeste)’호임을 확인했다. 메리 셀러스트호는 뉴욕에서 이탈리아 제노아로 1,701통의 공업용 주정(알코올)을 싣고 항해 중이었다.
모어하우스 선장이 수색대를 이끌고 메리 셀러스트호에 승선했을 때, 그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배는 물에 잠기거나 파손된 곳 없이 멀쩡했으며, 항해에 필요한 장비와 돛대는 그대로 펴져 있었다. 그러나 선장 벤자민 브릭스(Benjamin Briggs)와 그의 아내, 어린 딸, 그리고 7명의 선원, 총 10명의 승무원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2부. ‘단절된 일상’이 남긴 기묘한 단서들
메리 셀러스트호의 내부는 마치 선원들이 단 1분 전에 배를 떠난 듯 기묘한 모습이었다.
- 식사 준비의 중단: 식당에는 선원들이 먹다 남긴 식사가 그대로 테이블에 놓여 있었고, 주방에는 불을 피우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이는 승무원들이 식사 도중 또는 일상적인 업무 중에 갑작스럽게 배를 떠나야 했음을 시사한다.
- 귀중품의 보존: 선장실에는 브릭스 선장의 귀중품, 현금, 보석 등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강도나 해적의 습격이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 나침반과 육분의: 항해에 필수적인 **육분의(sextant)**와 항해용 시계는 사라졌지만, 나침반 등 다른 주요 장비는 그대로 있었다. 가장 이상했던 점은 구명보트 1대가 사라진 것이었다.
- 마지막 일지: 선장의 항해일지에는 11월 24일 마지막 기록이 남아있었고, 배의 위치는 아조레스 제도 근처였다. 그 이후의 기록은 **’완전히 단절’**되어 있었다.
가장 중요했던 화물칸에서는 주정 1,701통 중 9통의 뚜껑이 열리고 내용물이 사라진 흔적만 발견되었다. 나머지 화물은 멀쩡했다.
3부. 10인의 승무원은 어디로 갔는가? (주요 가설 3가지)
메리 셀러스트호의 미스터리는 수많은 추측과 소설의 소재가 되었으며, 승무원들의 행방에 대해 가장 설득력을 얻는 3가지 가설은 다음과 같다.
- 화물(주정) 폭발/유독가스 가설 (가장 유력):
- 겨울철 항해 중 온도 변화로 인해 화물칸의 주정(에탄올)에서 유독한 증기가 새어 나왔거나, 혹은 일부 럼주통이 손상되어 폭발 직전의 위협이 발생했다.
- 선장은 증기와 폭발의 위험을 감지하고, 잠시 동안 구명보트를 타고 안전거리로 대피하려 했다. 그러나 대피 중 예기치 않은 파도나 기상 악화로 인해 구명보트가 전복되어 모든 승무원이 익사했을 가능성. 이는 구명보트가 사라지고, 항해 일지가 갑작스럽게 중단된 이유를 설명한다.
- ‘해상 폭풍’과 선박 안전 착각 가설:
- 배가 예상치 못한 강력한 해상 폭풍이나 이례적인 거대한 파도에 직면했을 때, 일시적으로 배가 침몰 직전의 위험에 처했다고 선장이 판단했다.
- 선장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여 승무원들을 구명보트에 태워 배와 밧줄로 연결한 채 대피시켰으나, 기상 상황이 급변하며 밧줄이 끊어졌고, 승무원들을 태운 구명보트만 거센 파도에 휩쓸려 사라졌을 가능성.
- 내부 반란/사고 은폐 가설:
- 선원들 중 일부가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거나 선장을 살해하는 반란이 발생했고, 범인들이 구명보트를 타고 도주했다는 설.
- 또는 선상에서 사고로 인한 불의의 사망이 발생했고, 나머지 선원들이 처벌을 피하기 위해 시신과 함께 구명보트를 타고 도주했다는 가설. (단, 배에 남아있던 피 묻은 칼은 사고와 무관한 것으로 밝혀짐.)
4부. 영원히 항해하는 미스터리
메리 셀러스트호 사건은 단순한 실종을 넘어, **’인간이 왜 모든 것을 버리고 배를 떠났는가’**에 대한 본능적 질문을 던진다.
이 사건이 우리에게 남긴 미스터리는 다음과 같다.
- 구명보트의 운명: 승무원들이 구명보트에 올라탄 것은 확실하지만, 그들이 구명보트를 타고 어디로 향했으며 왜 구조 신호조차 보내지 못했는가?
- 완벽한 보존 상태: 배가 침몰 직전이었다면 이해할 수 없는 식탁 위의 식사와 항해 장비의 보존은 그들이 ‘잠시’ 떠나리라 확신했음을 의미하는가?
메리 셀러스트호는 1885년 아이티 근처에서 좌초될 때까지 몇 번의 항해를 더 했지만, 그 배를 버리고 떠난 10명의 승무원들은 단 한 명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 유령선은 여전히 바다 위를 항해하는 공포와 불가사의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